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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줄 왼쪽부터) 테리 길리엄, 앨프리드 히치콕, 스탠리 큐브릭, 웨스 앤더슨, 짐 자무쉬, 조엘 코엔, 에단 코엔, 핼 애슈비, 우디 앨런, 폴 토머스 앤더슨, 베르너 헤어초크, 미셸 공드리, 마틴 스코세이지, 데이비드 린치, 장 피에르 주네, 프랑수아 트뤼포, 시드니 루멧. 리그베다 위키에 항목이 있는 경우 그 표기를, 없는 경우 네이버 표기를 따랐다.
1. 설명 ¶
보편적으로 감독이라고는 불리고 있지만, 공식 직함은 '연출'이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제작자들 사이에서 쓰이던 은어가 오히려 일반적인 단어가 된 셈. '선생님=교사'의 경우와 비교할 수 있겠다. 연출 쪽의 격이 더 고상해서(?) 그런지 평론 등에서는 'XXX 감독'보다 '연출을 맡은 XXX'라는 표현이 더 즐겨 활용된다. 다만 분업화가 더욱 뚜렷한 TV 드라마에서의 연출 직함은 영화와는 사뭇 다른데, 이쪽은 PD(Program Director. '프로듀서'의 줄임말이 아니다)와 연출이 분리되어 연출 담당은 연기자들의 섭외, 지도, 개성 안배 등 보조적 파트라는 인상이 짙다.
영화감독은 일반인들에게 제작자(Producer)와 혼동되는 경향도 있다. 사실 감독과 제작자 중 어느 쪽이 더 영화에 미치는 입김이 강한가는 쉽지 않은 문제로, 알기 쉽게 학교의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감독은 교장, 제작자는 이사장과 비슷한 지위를 갖는다. 기본적으로 영화 제작은 감독의 기준을 따르나, 제작자는 자금줄을 책임지는 존재이기에 입맛대로 감독을 갈아버릴 수도, 프로젝트를 무산시킬 수도 있다. 게다가 영화 전반에 대해 간섭도 가능하다. 주주들이 기업의 CEO에게 행사하는 권한과 얼추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다. 그래서인지 강제규나 강우석처럼 네임드가 된 감독들은 스스로 제작자까지 겸하는 경우가 많으며, 스티븐 스필버그처럼 제작자로서 더 큰 역량을 발휘하는 감독들도 많다. 보통 영화 홍보시엔 감독과 제작자 중 더 메이저네임드인 쪽을 내세운다. 감독이 유명하면 "XXX 감독의~", 제작자가 유명하면 "~XXX (사단/필름) 제작" 이런 식. 특히 홍보 포스터에 '사단'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지칭 대상은 99.9% 감독이 아니라 제작자이니 혼동하지 말길.
그나마 제작자의 입김이 덜한 대한민국에선 최종편집권을 부여받아 작품의 모든 것을 지휘할 수 있으나, 일본이나 미국은 얄짤없이 제작자의 횡포로 편집권을 빼앗겨버리기 때문에 잘 만들어놓고도 괴상한 물건이 나온 경우가 많아 이럴 땐 좀 안습이다. 때론 애송이 시절 감독을 무시하고 제작자가 멋대로 편집하여 개봉했다가 쫄딱 망했는데 세월이 지나 그 감독이 다른 영화로 대박을 거두거나 유명해지면 부랴부랴 이전 그 영화를 그 감독 이름을 크게 들이대며 2차 판권시장에서 홍보하는 경우도 꽤 있다.[1] 그리고 이런 제작자의 편집으로 감독이 도저히 내 이름으로 개봉하지 말라고 하면 앨런 스미시라는 가명으로 개봉하는 일도 있다. 다만 하두 앨런 스미시란 이름으로 개봉된 영화가 졸작이 허다하자 다른 예명으로 개봉하는 경우도 있는데 유명 감독(거기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까지 있다!)이 3명이나 맡다가 교체된 슈퍼노바는 토머스 리라는 가명으로 개봉되어 호되게 말아먹고 잊혀졌다.
하지만 이런 영화나 저런 영화들의 사례를 보면 폭주하는 감독을 제어해 줄 제작자의 중요성도 있어보인다(…). 아닌게 아니라 자율권을 부여하면 제멋대로 폭주해버리는 감독들도 엄청나게 많다.
이경규의 경우 영화에 대한 뜻은 있었으나 감독으로서는 스스로 역량이 부족함을 통감했는지, 복면달호에서는 감독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제작자로 물러앉아 영화계에 맺힌 한을 풀었다. 서세원의 조폭마누라 같은 경우도 비슷한 경우다.
수행하는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가장 큰 부와 명예를 누리지만, 그만큼 책임도 크기에 이래저래 고생이 심한 직책이다. 특히 투자를 제대로 받지 못한 감독들은 재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대표적으로, 자살한 곽지균도 생활고 때문에 힘들어 했다. 더 황당한 건 장 클로드 다그로, 그는 영화를 몇 편 만들었지만 결국 흥행에 실패해서 빈털터리가 되고 만다. 그런데 그는 다음 작품의 제작비 마련을 위해 은행을 털었다. 그게 나온 기사. 당시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 외에도 영화를 만들기 위해 사비를 동원했다가 집안 재산을 거덜내는 감독도 있다(...).
오죽하면 예술영화 거장으로 평가받던 오슨 웰스가 영화 감독이 아니라 화가로 갔더라면 피카소 뺨치는 거장이 되었을 것이라는 소리까지 있다.(90년대 영화지 로드쇼 참조) 그만큼 제작비 때문에 제작자와 감독이 갈등을 빚고 감독이 원하는 대로 영화를 만들지 못하는 걸 지적한 기사에 이렇게 나올 정도였다.